퇴직과 함께 세금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입니다.
퇴직 이후에도 연금, 부동산, 금융소득, 건강보험료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세금이 계속 부과되며,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뜻밖의 부담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니어가 퇴직 후 꼭 알아야 할 세금 항목들과 절세 방법을 체계적으로 소개합니다.
퇴직 후에도 부과되는 주요 세금들
연금소득세
공적 연금(국민연금 등)이나 사적 연금(연금저축, IRP 등)을 수령할 때는 연금소득세가 부과됩니다.
특히 연금수령액이 연 1,200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높은 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1,200만 원 이하일 경우에는 분리과세로 3.3~5.5%의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연금 수령 시기를 조절하거나 분산 수령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금융소득세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합쳐 연간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이 경우 누진세율이 적용되어 최고 45%까지 세금을 내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퇴직금으로 투자한 금융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자칫 과세구간을 초과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건강보험료 지역가입자 전환
직장에서 퇴직한 후에는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며, 연금소득·금융소득·부동산 보유액 등이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이 됩니다.
즉, 퇴직 이후에도 소득이 많거나 자산이 크면 건강보험료가 오히려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연금 수령액이나 금융상품 만기 타이밍을 분산하면 보험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종합부동산세·재산세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할 경우, 퇴직 이후에도 보유세 부담은 그대로 남습니다.
특히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고령층의 종합부동산세가 늘어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상속·증여를 통해 자산을 분산하거나, 공시가격 하향신청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퇴직자 절세를 위한 실전 전략
연금 수령 시기 조절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한꺼번에 수령하면 소득이 집중되어 고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금을 1~2년 간격으로 분산 개시하거나, 일시금 수령보다 분할 수령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연금저축이나 IRP는 분기별 수령 방식으로 설정하면 종합과세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금융소득 분산 관리
이자·배당소득이 많은 경우, 계좌를 배우자와 분산하거나 절세형 금융상품으로 자산구조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금 만기를 동일 시점에 집중시키기보다는 여러 해에 나눠 분산 수령하면 소득구간을 낮춰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과세 종합저축 한도(1인당 5천만 원)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건강보험료 줄이기
연금·금융소득이 높으면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가 월 수십만 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임대소득 등 기타소득 신고 시기 분산, 소득원 이연 등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녀와의 합가 여부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세대 분리도 전략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증여와 상속의 계획적 실행
퇴직 후 자산 규모가 크다면 생전 증여를 통해 자산을 분산시켜야 상속세와 보유세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10년 단위로 증여공제 한도(자녀 5천만 원, 배우자 6억 원)를 활용하면, 장기적으로 큰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을 자녀에게 미리 증여하면 종합부동산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향후 상속 분쟁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놓치기 쉬운 세금 항목들
- 자동차세: 차량 보유 시 매년 납부 대상이며, 고급 승용차는 취득세율도 높습니다.
- 고령자 특별공제: 소득세 신고 시 만 70세 이상 고령자에게 일정 금액의 소득공제가 적용되므로 누락하지 않아야 합니다.
- 기초연금과 소득인정액 연계: 금융소득이 많으면 기초연금이 삭감되거나 지급 중지될 수 있어, 소득설계가 연금 수령에도 영향을 줍니다.
결론
퇴직은 수입이 끊기는 순간이지만, 세금은 다양한 형태로 계속됩니다.
특히 시니어의 경우 고정 소득원이 연금과 금융소득 중심으로 바뀌면서, 작은 세금 구조 변화에도 부담이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연금 수령 시점, 금융소득 분산, 건강보험료 조정, 생전 증여 계획 등을 차근차근 실천해보세요.
퇴직 이후의 삶을 안정적으로 설계하려면, 세금도 함께 설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입니다.